취업자 증가 뉴스 (청년고용, 쉬었음 인구, 고용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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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20만6000명 늘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두 달 연속 20만명대라고 하니 긍정적인 신호처럼 보이지만, 솔직히 저는 이 숫자를 보면서 공감보다 의문이 먼저 들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지금 50대가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일을 쉬어본 적이 없는 저에게, 취업난이라는 단어는 늘 조금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청년고용 감소, 숫자 뒤에 숨은 진짜 이유
이번 고용동향에서 제가 가장 눈길이 간 부분은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14만7000명 감소했다는 대목이었습니다. 60세 이상이 24만2000명 늘고, 30대도 11만2000명 증가한 것과는 완전히 반대 방향입니다. 전체 수치는 플러스인데 청년층만 혼자 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죠.
일반적으로 청년 고용 문제는 일자리 자체가 부족해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제가 일하는 현장에 젊은 사람들이 종종 들어오는데, 며칠 버티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대부분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이거나 "몸이 힘들어서"였습니다. 일 자체가 없는 게 아니라, 원하는 조건의 일이 없는 것에 더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경제활동참가율(經濟活動參加率)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이는 15세 이상 인구 중 실제로 일을 하거나 구직 활동을 하는 사람의 비율을 뜻합니다. 이 수치가 떨어진다는 건 단순히 취업자가 줄었다는 게 아니라, 아예 구직 활동 자체를 포기한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통계에서도 비경제활동인구가 1627만1000명으로 6만9000명 증가한 것이 그 방증입니다. 취업자 수 증가라는 헤드라인 뒤에 숨어있는 숫자를 보면, 마냥 좋다고만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쉬었음 인구 254만명, 저는 이게 더 마음에 걸립니다
이번 통계에서 가장 묵직하게 느껴진 숫자는 '쉬었음' 인구였습니다. 254만8000명이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쉬고 있다는 뜻입니다. 실업자(失業者)는 공식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다 일자리를 못 찾은 사람을 말합니다. '쉬었음' 인구는 그 범주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 자체가 없거나, 일단 멈춰있는 상태에 해당합니다.
솔직히 저는 이 숫자를 보면서 안타깝다는 감정이 먼저 들었습니다. 부모님이 어느 정도 뒷받침을 해줄 수 있는 가정에서 자란 젊은 세대일수록, 굳이 지금 당장 나가서 일해야 하는 절박함이 덜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일을 한다는 건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입니다. 사람과 부딪히고, 예상치 못한 상황을 해결하면서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성숙해지는 과정이거든요. 제가 그 과정을 수십 년간 직접 겪어왔기 때문에 더 확신합니다.
실제로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추이를 보면, '쉬었음' 인구는 코로나 이후 급증하기 시작해서 지금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단순한 경기 탓으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구조적인 무언가가 자리를 잡아버린 것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보기에 이 문제의 뿌리 중 하나는 부모 세대의 지원 방식에도 있습니다. 학생 때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전혀 경험하지 못한 채 자라면,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를 몸으로 느낀 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에 대한 감각, 즉 화폐감각(貨幣感覺)이 둔화되는 것입니다. 이는 자신이 얼마를 쓰고 얼마가 필요한지 체감하는 능력을 뜻하는데, 이게 없으면 취업의 동기 자체가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래는 이번 3월 고용동향에서 눈에 띈 수치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 전체 취업자 수: 2879만5000명 (전년 대비 +20만6000명)
- 청년층(15~29세) 취업자: 전년 대비 14만7000명 감소
- 60세 이상 취업자: 전년 대비 24만2000명 증가
- '쉬었음' 인구: 254만8000명 (전년 대비 +3만1000명)
- 비경제활동인구: 1627만1000명 (전년 대비 +6만9000명)
고용률은 올랐지만, 산업 현장은 여전히 흔들립니다
15~64세 기준 고용률(雇傭率)은 69.7%로 전년보다 0.4%포인트 올랐습니다. 고용률이란 생산가능인구 중 실제로 일하는 사람의 비율로, 경제의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입니다. 수치만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OECD 평균과 비교해도 그리 뒤처지지 않는 수준입니다. (출처: OECD 고용통계)
그런데 산업별로 뜯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제조업 취업자는 무려 21개월 연속 감소 중이고, 건설업도 23개월째 내리막입니다. 도소매업도 11개월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고, 숙박·음식점업은 5개월 연속 줄고 있습니다. 내수(內需)와 직결된 업종들, 즉 실생활에서 소비자들과 직접 맞닿는 분야가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건 체감 경기가 수치보다 훨씬 나쁘다는 뜻입니다.
전체 숫자를 끌어올린 건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29만4000명)과 운수·창고업(+7만5000명)입니다. 이 분야들이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제조업과 건설업 같은 주력 산업이 2년 가까이 후퇴하고 있는데 서비스업이 이를 가리고 있는 구조라면, 언제까지 버텨줄 수 있을지 의문이 생깁니다. 일반적으로 고용률이 오르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지만, 지금 이 숫자는 그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제 경험상 현장에서 실제로 사람이 필요한 곳은 늘 있었습니다. 힘들거나, 눈에 잘 띄지 않거나, 처우가 만족스럽지 않은 곳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 자리들이 채워지지 않는 이유는 일 자체의 부재가 아니라 기대치와의 괴리였습니다. 버티는 힘을 길러본 경험이 없으면 그 괴리를 좁히기가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결국 취업자 수가 늘었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지만, 저는 그 숫자만으로는 고개를 끄덕이기 어렵습니다. 청년층 고용은 줄고, 주력 산업은 계속 쪼그라들고, 그냥 쉬겠다는 사람은 늘어나고 있는 지금의 구조는, 수치 이상의 문제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면서 쌓이는 것들은 통장 잔고만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 완벽한 일자리가 아니더라도 시작해보는 것이 결국 더 많은 것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저는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666039?type=breakingnews